달에 가지 않고도 달로 사업하는 방법

사랑한다면 구독을 취소해달라는 유튜버가 등장했다. 바로 나영석PD다. 유튜브 구독자 100만으로 달나라 여행 공약을 걸었는데, 순식간에 100만 명이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한다면 취소하세요> 캠페인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렇게 직접 달에 가거나(문샷), 가지 않고도 달을 끌어와(문훅) 마케팅을 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

직접 달에간다, 문샷(Moonshot)

영국 우주 개발 기업 버진갤럭틱은 2019년 2월, 민간인 승객을 태우고 시험 우주여행에 성공했으며,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은 *2024년까지 달에 착륙하겠다는 목표로 우주여행 상품을 준비중이다. 이렇게 우주 관련 사업을 위해 달나라로 가겠다는 접근을 바로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이라고 한다.

*스페이스X(일론 머스크)와 블루오리진(제프 베이조스)은 NASA와 협업하여 2024년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사실 문샷 싱킹이 꼭 달에 가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달 표면을 관찰하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높이는 대신 달에 직접 갈 탐사선을 만들겠다는, 10% 개선이 아닌 10배의 혁신에 도전하는 발상을 말한다. 달에 빗대어 이름 붙여진 문샷 싱킹은 구글의 기업정신으로도 유명하다.

달을 내가 있는 곳으로, 문훅(Moonhook)

첨단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문샷 싱킹으로 직접 달에 가는게 부담스럽다면, 반대로 문훅 싱킹을 통해 달을 우리의 일상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달에 가는 일처럼 현재 상황과 동떨어져 보이는 일에서도 연결 고리를 찾아 비즈니스 기회를 잡는 사고방식이 바로 문훅 싱킹의 핵심이다.

문샷 싱킹과 문훅 싱킹은 모두 달에 빗댄 표현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도달점이다. 약간의 개선보다 혁신을 통해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문샷 싱킹은 분명한 도달점이 존재하지만 문훅 싱킹은 그렇지 않다. 굳이 도달점에 도달할 필요 없이, 다음 사례와 같이 근처에서 접점을 만들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면 그만이다.

문훅 싱킹의 사례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자마자 달나라 여행 상품을 홍보한 재미있는 회사가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팬암’이라는 미국 항공사였다.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았고 일정이나 참가 비용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었으나, 3년 동안 9만 명 이상이 이 상품을 *예약했다. 실제로 팬암은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한 항공사였는데, 달나라 또한 자신들이 가장 먼저 안내하겠다는 ‘최초’ 이미지를 굳힌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

버드와이저는 맥주 원료의 씨앗인 홉을 국제우주정류장에 보냈다. 인간이 언젠가 우주에서 거주할 때, 지금처럼 맥주를 즐길 수 있게 만들겠다는 의미를 부여해서 말이다. 그리고 달착륙 50주년을 맞아, 우주정류장에 보낸 종류와 같은 홉으로 한정판을 만들어 출시했다. 결과적으로 매출에 큰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고, 우주에서 마실 최초의 맥주라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심어주었다고 평가받는다.

결론 그리고 중요성

그 외에도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디자인으로 구현했던 몽블랑의 ‘스타워커 컬렉션’, 달에서 최초로 사용된 시계였던 오메가의 한정판 출시, 레고의 아폴로 달 착륙선 모형 등의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연결고리를 만드는 문훅 싱킹은 새로워 보이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마케터가 해왔던 일이었다.

다만 계속 해왔던 일에 새삼 이름이 붙은 것은,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어떤 사건과 상황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을 경계하고 연결점을 고민하는 일이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는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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