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야망 실감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파산 직전임에도 IMF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국가가 속출하고, 파키스탄에서는 중국 영사관 테러로 7명이 사망했다. 이 모든 게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때문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프라 건설 기금을 명목으로 부실 국가들에게 조건 없이 자금을 뿌렸다. 이렇게 뿌린 돈이 무려 162조 원에 달한다. 문제는 중국 자본이 깊숙하게 침투하면서 결국 해당 국가가 빚더미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는 경제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중국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관련 국가와 공동 개발을 통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경제권을 만들고자 한다. 일대일로의 65개 대상국가를 연선관계국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페르시아만, 중앙아시아, 러시아 지역 등 전세계 주요 에너지 및 자원 공급국가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에게 이 프로젝트는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내부적으로는 과잉생산을 해소하고 국경을 안정화하며 지역경제 통합을 주도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외부적으로는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대응하는 정치외교적 대응전략이자, 중국이 배제된 환태평양경제동반가 협정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적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문제 상황 발생

하지만 시행 5년째인 올해, 중국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뿌린 162조 원의 돈 때문에 결국 체했다. 파키스탄, 앙골라, 잠비아 등 부채가 한계에 다다른 국가들이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요청했지만 협상이 결렬된 일이 있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중국이 빌려준 돈 때문이었다.

IMF는 부채가 앞으로도 얼마나 계속될지에 대해 평가하고 구제 프로그램을 발동하는데, 대중 부채는 만기나 이자율, 계약조건 등이 확인이 되지 않아 부채를 평가할 수가 없는 것이다. 2년 전 구제금융을 받았던 파키스탄이 다시 IMF에 손을 내밀었으나, 절반 이상이 불분명한 대중 부채인 것으로 추정되어 거절당했다. 이에 파키스탄 내 반중 정서가 커지면서 중국 영사관을 겨냥한 테러까지 발생했다.

일대일로의 입지

이런 상황에서, 조만간 베네수엘라도 중국에 잔뜩 빚을 진 채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채의 규모나 성격을 알지 못해 국가 부도 위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발동은 어려울 듯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까지 단순히 중국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구제금융은 지원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공표했다.

인도의 경우, 몰디브가 중국에 진 빚을 갚도록 도와주기 위해 약 1조 원의 돈을 낮은 이자로 대출해주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단, 전제 조건은 몰디브가 중국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인도양에 위치한 몰디브가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군사훈련에 인도양을 내주는 일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앞으로의 전망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2018년 9월, 다음과 같은 중점 과제를 안고 야심차게 출발했다. 인프라(교통, 에너지, 통신) 연결, 투자 및 무역 활성화, 원활한 자금조달과 정책 및 문화 교류 등 다섯 가지다. 하지만 속속들이 드러나는 문제점들 때문에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중국은 보호무역과 일방주의를 강화하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개방경제에 동의하는 국가들을 일대일로로 한데 모으려 한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 과정에 있어, 파키스탄 사건과 같은 부작용 우려와 결국 중국의 배불리기에 다른 국가들이 이용당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또한 거세다. 일대일로는 시진핑의 주도 아래 앞으로도 꿋꿋하게 진행되겠지만, 중국이 원하는 청사진을 만들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