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카드 없는 송금, 계속될까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국내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지난 2017년 4월 K-뱅크가 첫 출범했으며, 같은 해 7월 카카오뱅크가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24시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수수료 없는 송금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기존 은행의 경영전략을 변화시키는 등 시장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음에도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여전히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는데, 바로 적자 해결과 자본금 확보다.

*막강한 경쟁자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효과

과제1) 적자 해결

이제 갓 1년 된 신생 은행에게 당장 흑자를 내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지만, 적자 규모를 고려한 빠른 흑자 전환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2017년 연간 적자가 카카오뱅크는 1,045억, 케이뱅크는 838억으로 큰 폭의 적자를 보였다. 다행히 카카오뱅크는 2018년(9월 말 기준) 누적적자가 120억으로 크게 개선되었지만, 케이뱅크는 395억으로 여전히 큰 적자 폭이 유지되어 시장의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다만, 흑자 전환까지는 두 은행 모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ATM, 포인트 등 수수료 비용이 높아져 이윤을 깎아 먹고 있는 모양새지만, 수수료 부분은 카카오뱅크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 섣불리 손대기가 어렵다. 케이뱅크는 영업 부진과 연체율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쳤는데,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과제2) 자본금 확보

사실 이 두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장 취약했던 부분은 자본금 문제였다. 처음 영업 인가를 받을 당시, 은행법의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기업자본을 빌릴 수가 없어 금융자본에만 의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범을 주도한 기업이 실질적 경영권을 갖지 못하고 복잡한 주주구성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은산분리 완화)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 특례법이 시행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리는 각각 KT와 카카오가 바로 차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논란이 많았던 은산분리 완화가 시행됨에도 골칫거리였던 자본금 확보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는 힘들 듯하다. 카카오뱅크는 아니고 케이뱅크 이야기다. 카카오뱅크는 이전에도 자본금 확보가 절박한 이슈는 아니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으로 대주주로 있는 데다 카카오프렌즈로 2030 예금 고객을 잡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20여 개 주요 주주로 구성된 탓에 자본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번에 전 정권의 특혜 인가 논란까지 겹치면서 은산분리 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새로운 위협과 전망

위 두 과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이기는 하지만, 또 그게 전부는 아니다. 곧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산분리 규정 완화에 따라 네이버, 인터파크, 넥슨 등 정보통신기술 관련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들의 인터넷은행 투자 움직임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거대한 자금력과 혁신 기술을 모두 갖춘 상태로 시장에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 기존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도태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에서 서비스 개시에 이르기까지 6개월~1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후발주자를 이길 무기를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니 아직은 유리한 상황으로 여겨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