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쉽게 보는 한국 부동산 상황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장에 풀렸던 잉여자금의 인기 정착지는 수도권 부동산이었다. 지난 1-2년 사이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꺾일 줄 모르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에 반해 하락세가 두드러진 지방의 주택 가격이었다.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평균 5.6% 상승했지만, 지방은 평균 2.1% 하락했다.

◆지난해 말 서울-지방 간 상승률 격차는 5.1%P였지만, 8개월 만에 격차가 7.7%P로 벌어졌다.

부동산 대책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첫째, 양극화를 보고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수도권 부동산에 자본을 집중한 것과 둘째, 수도권 지역의 주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 문제가 꼽힌다. 그래서 정부는 자본집중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9.13 부동산 대책과 수도권 주택 부족 해소를 위한 9.21 공급대책을 내놓았다.

서울, 경기에 주택을 공급하는 9.21 공급대책은 아직 비공개된 부분이 많아 이 글에서는 9.13 부동산 대책을 비중있게 다룬다. 실제로 허위매물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9.13 부동산대책의 골자는 *⑴보유 부담을 늘리고** ⑵자금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허위매물: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시세보다 부풀려 광고하거나 문의전화를 유도하는 등의 매물

⑴종합부동산세 강화

우선, 보유 부담을 늘리기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높였다. 부동산 보유세에는 종합부동산세, 농어촌특별세, 재산세 등 여러 세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하나인 종합부동산세 이른바 종부세를 높여 총 보유세를 증가시켰다. 개정된 과표기준과 각 요소가 의미하는 바는 아래와 같다. (과표기준에 세율을 곱하고 법정공제세액을 뺀 값이 최종 산출값이다.)

  • 종합부동산세 과표기준=(①공시가격-②과세기준금액) X ③공정시가액 비율

①공시가격은 2019년부터 2018년 실거래가 대비 70%로 산출될 예정이다. (→공시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집값이 상승할수록 종합부동산세는 증가하는 구조다.)

②과세기준금액은 종부세가 면제되는 금액으로, 1주택자는 9억, 2주택자는 6억이다. (→다주택자가 타깃이다. 주택을 많이 보유할수록 면제되는 금액은 0에 수렴한다.)

③세금을 매길 때 보유한 재산의 실제 가치를 인정하는 비율로, 낮을수록 세금 부담이 적다. (→공정시가액 비율은 현재는 80%이지만 2022년에는 100%까지 상승하여 부담이 높아졌다.)

⑵대출규제

다음으로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대출 규제’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기준이 대폭 강화되거나 막힌다.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한 주담대와 1주택자의 규제지역 내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주담대가 금지된다. 무주택자라도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 구입에 주담대를 이용할 수 없다. 보유한 주택을 담보로 생활안정자금을 대출받는 것도 연간 1억 원으로 제한된다.

다만 예외도 있다. 1주택을 보유하고 있어도 결혼하는 자녀를 위한 주택 대출은 가능하다. 집이 없는 자녀를 위해 새집을 구입할 때는 예외가 인정된다. 1주택자가 본인 소유의 집을 전세 주고 다른 전세를 사는 경우, 집값이 9억 원을 넘지 않는다면 세금 반환을 위한 주담보 대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집을 팔고 반환해주어야 한다. 기타 불가피하게 대출이 필요할 경우, 심사를 통해 예외가 인정되기도 한다.

같은 듯, 다른 듯

이러한 부동산 대책이 실제로 양극화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지만, 부동산대책 발표와 맞물려 한국의 부동산은 종종 일본 부동산과 비교되곤 한다. 버블경제 이후 지금의 한국과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겪은 일본의 상황을 결국 따라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은 양극화를 걱정하지만 일본은 한 술 더 떠 일명 삼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 1그룹에 속한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권은 저성장기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2그룹인 도쿄 변두리와 후쿠오카, 삿포로 등 지방 주요 도시는 가격이 완만하게 오르거나 유지되고 있다. 반면 기타 지방도시인 3그룹은 지속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방 소멸이라는 단어까지 오르내린다.

앞으로의 전망

물론 한국도 1그룹은 강남권, 2그룹은 강남 외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들, 3그룹은 기타 지방 도시들로 이야기되곤 하지만 아직 삼극화라 불릴 만큼 3개 그룹의 차이가 확연하지는 않아 양극화 정도로 정리되고 있다. 당분간 일본과의 비교,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 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은 변화가 빠른 시장이 아닌 만큼 검증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