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병 주고 약 주고의 달인

콘셉트의 중요성

마케터로서 가장 머리가 복잡할 때는, 콘셉트 없는 상품을 홍보해야 할 때다. 콘셉트 없는 홍보는 결국 길을 잃고 만다. 너무 많은 걸 말하려고 하다가 정작 핵심이 흐려지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전에, 하나의 일관된 콘셉트를 정하는 사전 작업은 필수다.

콘셉트의 트렌드

특정 콘셉트를 기획하는 작업에 특별한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트렌드에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정보가 많이 없던 시절에는 폼 나는 콘셉트가 먹혔다. 고급스럽고 세련되고 뭔가 있어 보이는 콘셉트, 기획자들끼리 자기 만족하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미디어가 발달하고 경험의 공유가 활발한 지금, 공감되지 않는 콘셉트는 소비자들에게 1도 안 통한다. 홍보 타겟의 대부분이 “그래서?” 라는 말을 하는 순간 그 콘셉트는 접어야 한다.

콘셉트가 갖춰야 할 것

공감할 수 있는 콘셉트. 기획자가 한 번 말하면, 소비자들이 너도 나도 그 주제로 말할 수 있는 콘셉트여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를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강렬해야 하며, 그 상품의 특장점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고, 경쟁사 대비 강점이 드러나야 한다.

말로만 하는 게 제일 쉽다. 지금까지 나열한 이야기는 필자가 상사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다. 즉,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앞으로 회사에서 듣게 될 말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모두가 아는 이 이론적이고 느낌적인 느낌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은 전혀 색다른 깜짝 놀랄만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콘셉트 기획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

마케터는 회사에서 병얻고 약도 얻는 존재이지만, 본인은 병 주고 약 주고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소비자의 사소한 불편함을 찾아내고 그것을 의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지금 내가 홍보하는 이 상품으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굳이 의식하지 않았던 불편함을 찾아내는 것(병 주기)과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그 불편함이 없어지면 마치 새로운 세상이 나타날 것처럼(약 주기) 말해야 한다. 상품을 샀을 때, 내가 이걸 왜 샀냐 하면~ 하고 그 뒷 이야기를 이어주는 것이 마케터가 만드는 콘셉트기 때문이다.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미를 부여하거나 브랜드의 본질을 내세우거나, 하나의 세계관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콘셉트를 만드는 일은 단시간에 되지 않는다. 평소에 능력을 키워놓는 것이 크다. 틈틈이 타사 브랜드 광고도 찾아보고, 책도 읽고,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 필자의 경우, 그러다 하나가 튀어나오면 잡는다. 몇 개를 잡아서 붙들고 디벨롭 과정을 거치면 만족할 만한 콘셉트가 나오곤 한다.

마케터를 준비하는 취준생에게

마케터가 되고 싶다면 정말 굳게 결심해야 한다.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종종 창의성이 요구되는 업무는 모두가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라야 끝나기 때문이다. 단순 작업이 아닌 기발하고 캐치한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산책을 하다가도, 예능을 보다가도, 뉴스를 보다가도 문득문득 일과 연결되는 순간이 있다. 모든 직무를 선택 할 때에는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지만, 마케팅은 거기에 한 번 더 고민하고 오길 바란다. 한 번 빠지면 중독성이 강해 바꾸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