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회사가 논 알코올에 투자하는 이유

새로운 활로

주류 회사들이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논 알코올 주류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버드와이저는 2025년까지 논·저 알코올 판매 비중을 25%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으며, 위스키 시장에서조차 *저도주 열풍이 불고 있다. 전 세계에서 20~40대를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술을 즐기되, ▲취하지 않고 건강을 챙기려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40도 이상의 높은 도수의 술을 지칭하는 고도주의 반대말 (스카치위스키협회에서는 40도 미만을 위스키로 인정하지 않는다.)

논 알코올의 시작

논 알코올 시장의 선두주자는 단연 맥주다. 톡 쏘는 맥주 특유의 맛은 그대로, 알코올만 제거하는 공법은 역사가 꽤 길다. 중세 유럽은 물의 석회질 성분 때문에 그대로 마시는 대신 술로 만들어 마셔야 했다. 이를 스몰 비어(또는 스몰 에일)라고 불렀는데, 이 때문에 술의 도수를 낮추려는 노력은 오랜 시간 계속되어 왔다.

그러다 1919년 10월 28일, 미국의 금주법이 시행되면서 논 알코올 맥주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0.5% 이상의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가 금지되자, 당시의 주류 업체들이 05.% 미만의 맥주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니어 비어(Near Beer)라는 이름으로 야심 차게 등장한 논 알코올 맥주는, 당시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금주법의 영향

논 알코올 맥주는 왜 환영받지 못했을까? 굳이 마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금주법은 제조, 운반, 판매, 수입, 수출을 금지했지만 구입과 음주는 허용했다. 이상한 기준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금주법 시행 이후 술집이 두 배로(15,000→30,000) 증가하면서 밀주 사업도 바빠졌다.

이를 계기로 동네를 벗어나지 못했던 갱단의 세력이 *외국에 증류소를 짓고 밀수해오면서 급성장했다. 밀주를 싣고 나르는 갱단은 경찰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차체를 가볍게,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개조했는데, 밤이면 마피아들끼리 추격을 대비한 시합을 하곤 했다. 이 시합이 오늘날 세계 3대 자동차 경주 대회 중 하나인 NASCAR 로 자리 잡기도 했다.

*캐나다의 위스키, 쿠바의 럼, 멕시코의 테킬라가 유명해진 것도 금주법의 영향

국내외 시장

그러나 이제는 이야기가 다르다. 세계적으로 저 도수나 논 알코올을 원하는 추세가 증가하는 데다, 탄산음료로 분류되니 주세의 영향에서도 자유롭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동에도 논 알코올 맥주 브랜드들이 진입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논 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8~2023년 매해 8.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도 2012년 하이트진로에서 하이트 제로 0.00을 출시하면서 논 알코올 맥주 시장이 열렸다. 2012년 13억 규모였던 국내 시장은 2018년 57억으로 7년 만에 4배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현재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8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점차 논 알코올 주류가 다양해지면서 양적인 규모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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